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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일기처럼 가볍게 쓴 글이라 격식 차리지 않고 반말로 작성.

 

드디어 하프라이프:알릭스를 도전 과제까지 올 클리어했다.

12월 22일부터 시작했으니 현실 시간으론 딱 2주 걸린 셈이다.

 

정확한 플레이 타임을 짚어보자면,
1회차는 쉬움(4개 난이도 중 2번째) 난이도에 맵에 있는 모든 요소를 다 확인하면서 18시간,
2회차는 보통(3번째) 난이도에 개발자 코멘터리 켜고 도전 과제 달성을 목표로 하면서 16시간 정도.

근데 중간중간 vr을 벗고 쉬고 오거나 도전 과제 때문에 리트를 반복한 걸 합치면 둘 다 적당히 15시간으로 끝낸 거 같다.

 

VR이 기본적으로 스크린샷 찍기 힘들고, 따로 화면 녹화를 해둔 것도 아니라서 사진이 많이 없다. 그러니 이건 전경을 찍어둔 사진과 글로만 줄줄 설명하는 포스팅이 되겠다.

스포일러는 없다!

 


 

 

좋았던 점

 

1. 그냥 이 게임의 존재 자체

현재 VR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준 게임. 정말 이 이상으로 덧붙일 말이 없다... 정말 재밌다. 플레이 2시간이면 왜 사람들이 이 게임을 위해 VR을 산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 하는지 알 수 있다.

적당한 레벨. 적당한 퍼즐. 적당한 긴박감. 이 긴박감을 준다는 게 사실 항상 긴박하면 너무 힘들어지고 지나치게 덜 긴박하면 지루해지기 십상인데 밸브답게 진행이 참 깔끔하다. (개발자 코멘터리에서도 가장 많이 강조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특히나 이 게임은 VR 전용 게임이라 더더욱 그런 점이 두드러진다.) 그래픽, 사운드는 두말할 것도 없고, 화면 연출이나 전경도 환상적이다. 물론 이 탓에 컴퓨터 사양도 많이 타긴 하지만 말이다.

 

 

2. 개발자 코멘터리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밸브 게임의 특징인 개발자 코멘터리 모드. 가끔씩 어떤 환경에서 테스트했는지 예시도 함께 보여주는데 말 그대로 'VR 게임이 어떻게 탄생하는가'가 궁금하다면 한 번 즘은 봐도 좋겠다. 그리고 더 가끔 아는 개념이 나오면 기분이 약간 좋아지기도 한다.

 


 

 

아쉬운 점

 

1. 엔딩

스토리 괜찮다. 처음도 좋다. 중반도 흥미진진하다. 후반도 스릴 넘친다. 근데 엔딩은 갑자기 뭔 소린가 했다. 지금까지의 개연성만 봤을 땐 도저히 이해가 안 됐다. 엔딩의 '진정한 의미'를 알기 위해 애써 구글을 뒤져야 했다.

물론 모두 검색해보고 난 이후엔 이해가 되긴 했다. 이 게임은 기본적으로 '하프 라이프' 시리즈의 약 20년 만의 후속작이며, 이 게임으로 하여금 예전 하프 라이프의 팬을 설득시키고 새로운 유저도 잡아야 한다. VR 게임으로서의 재미도 챙겨야 하고, 그 와중에 제작비도 아껴야 하고, 스토리도 잡아야 하고... 제작진의 최선이었다는 걸 나름 이해는 하지만 이번에 하프라이프 시리즈를 처음 접한 사람으로서 당황스러운 건 어쩔 수 없다. 내가 원한 엔딩은 '하나의 이야기로서 완결성을 띠는 엔딩'이지 '후속작 예고'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이 가장 아쉽다. 물론 엔딩 연출이 인상적인 건 사실이지만.

만약 이 글을 읽는 당신이 하프 라이프 알릭스를 사서 곧 플레이할 예정이라면, 완전히 아무것도 모르기보단 하프라이프 시리즈 전작의 스토리를 얼추 다 파악하고 가는 걸 추천한다.

 

 

2. 탄창?

그 외에, 다른 리뷰를 보니 탄창이 없어서 진행을 못했다고도 하는데 내 경우엔 그걸 잘 못 느꼈다.

근데 내 게임 플레이 방식은 말 그대로 파밍에 미쳤다 봐도 무방해서(...) 나처럼 맵에 아이템 하나라도 남겨두면 꼭지가 도는 플레이어라면 굳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다만 이건 역으로 말해, 맵의 요소 구경보다 게임의 진행을 중요시하는 사람에게는 탄창이 부족할 수도 있을 것 같다.

 


 

VR 플레이 시 팁

 

1. 사양

사양은 라이젠7 3700X / 램 16GB / 지포스 RTX2060. VR은 친구의 오큘러스 퀘스트2. 기본 VR 세팅은 이쪽을 참고했다.

인게임을 확인해보니 최상은 아니고 상급의 품질을 유지하고 플레이했다. 프레임 차이는 잘 못 느끼긴 하는데 컴퓨터 화면이랑 차이가 안 느껴진 걸 보면 대충 60프레임 나오긴 한 거 같다.

정말 가끔은 화면이 끊길 때도 있었는데, 이게 케이블 문제인지 컴퓨터 문제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물론 이것도 플레이에 치명적이진 않았다.

 

 

2. 연결

케이블의 경우 컴퓨터에 C to C를 꼽을 수 있는 포트가 있다면 그렇게 좋은 걸 사지 않아도 된다.

필자의 경우 집 앞 알X 문구에서 8500원에 산 2.5미터 C to C 케이블로 플레이했는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프레임 드롭도 없었다. 물론 살짝 뽑는 시늉만 해도 연결이 쉽게 끊어지긴 하는데, 플레이 중에 케이블 연결 부위만 안 건드리면 문제없는 수준이었다.

 

 

3. 게임을 켤 때 (특히 오큘러스 퀘스트2의 경우)

게임을 켤 때 오큘러스 링크를 통해 게임을 접속하게 되는데, 이때 바로 하프라이프를 켜지 말고 스팀 vr을 먼저 켠 다음 그 안에서 하프라이프에 접속하자. 이렇게 접속하면 인게임에서 도전과제 달성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오큘러스 링크를 통해 하프라이프를 바로 켜면 도전과제 알림이 아예 뜨지 않는다.)

필자는 이걸 플레이타임 30시간을 넘겨서야 처음 알았다...

 

 

4. 자막 설정

게임 자막 설정에서 자막을 캐릭터 사운드만 킬건지, 게임 환경음도 킬건지를 선택할 수 있는데, 이때 꼭 게임 환경음도 같이 켜두자. (정확한 이름이 기억 안 나는 점 양해 바란다)

이 경우 적 가까이에 가면 '[좀비 경고]' 등 자막으로 미리 경고를 해주므로 갑툭튀에 대비할 수 있다.

 

 

5. 그 외

당연한 소리지만 주변에 부서질만한 걸 두지 말자. 그리고 불을 꼭 켜둬야 한다. 플레이 타임 중 전투가 80%를 차지하는만큼 생각보다 훨씬 더 격하게 움직여야 할 때가 많다. 안전보호 경계도 팔을 다 휘젓고 다녀도 괜찮을 만큼 평소보다 좁게 그리는 걸 추천한다.

 


 

인게임에서의 팁 (특히 초보를 위함)

 

약간 스포일러로 느껴질 수도 있어서 접어두었다.

더보기

 

1. 모든 외계인은 총으로 죽일 수 있다. (딱 한 놈 빼고)

정말 당연한 소리인데 1회차 시의 필자는 이걸 몰랐다... 특히 천장에 달려있는 외계인은 아예 못 죽이는 건줄 알고 계속 피해다녔다... 왜 그랬을까...

물론 그렇다하여 탄창 아깝게 모든 외계인을 죽이면서 진행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필요할 땐 죽이고 필요하지 않을 땐 피하면서 진행하자.

 

 

2. 보급품 상자라는게 있다.

 

 

왼쪽의 상자는 손으로 깨부술 수 있고, 오른쪽처럼 생긴 노란 상자는 직접 뚜껑을 열 수 있다.

이미지로 잘라놓고 보면 누가 봐도 안에 뭔가 있을 것 같이 생겼는데, 정작 인게임에서 보면 배경 오브젝트같아서 잘 안 보이는 TOP 2. 

따로 튜토리얼도 없어서 이 부분은 플레이어가 직접 알아내야 하는데 필자는 이걸 1회차 중반 즈음에 처음 알았다... 특히 왼쪽 상자... (왜 그랬을까...)

 

 

3. 도전 과제 - 정원 요정으로 볼트 꾸미기 관련 팁

10장에서 주위가 한 번 크게 터지는 일이 있는데, 이때 정원 요정을 손에 들고 있지 않으면 이후 아예 소멸해버린다!

화면이 완전히 검은색이 되고 로딩이 뜰 때까지 정원 요정을 손에 붙들고 있자. 로딩이 끝나면 주위에 정원 요정이 떨어져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헤맨 부분이라 짧게나마 팁으로 남겨둔다.

 

 


 

총평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VR이 있다면 필수 게임.

물론 비트 세이버도 재밌는 게임이지만 둘 중 무얼 고르겠냐 하면 당연히 알릭스를 고르겠다.

코로나 시대,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는 만큼 이번 기회에 VR 입문을 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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