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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04
일기

졸업작품으로 제작한 3D 애니메이션 <철로 이루어진 꽃>을 웹공개했습니다. (+ 연출 의도)

 

 

작품에 대한 상세한 정보

https://d-dlzndi.github.io/portfolio/work/Animation/Metal-Flower

 

 

연출 의도

삶은 진실을 모방하는 과정이다. 설령 우리가 영원히 진실을 따라 만들 수 없더라도, 그리하여 수 없이 많은 실패만을 경험하게 되더라도, 진실이 죽어갈 때 그것을 되살릴 수 있는 것은 오직 우리의 실패 뿐이다.

 

 


 

돌이켜보면, 창작의 과정에서 버려지는 실패작들에 느낀 애틋함이 프로젝트 제작의 원동력이었다. 어차피 실패작으로 분류할 것이라면 왜 만들었을까. 저것들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지. 실패가 있다면 완성은 또 뭘까. 무수한 실패들을 걸러낸 뒤 완성한다고 해도, 그 작품에 '오로지 나만이 가진 고유성'이라는 것이 존재하긴 할까. 지금도 세상에는 나보다 더 훌륭한 이들이 남긴 좋은 작품이 넘쳐난다. 내가 지금까지 만든 것은, 그리고 앞으로 내가 만들어갈 것은 영원히 그 대단한 작품들의 아류작일 수 밖에 없다. 굳이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나의 사상과 생각, 시선과 몸짓까지 내 신체의 무엇 하나도 내가 오롯이 창조한 것이 없지 않은가. 역으로, 그렇다 해서 내가 기존에 있던 작품/사상/몸짓을 어느 것 하나 '완벽하게' 모방할 수도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나에게 창작이란 무슨 의미일까. 창작은 어떤 가치를 지닐까.

 

결국 이 작품은 진실과 거짓에 대한 이야기다. 당연히 우리가 만드는 모든 것은 진실을 모방한 거짓일 것이다. 우리는 영원히 진실을 만들 수 없으며, 심하게는 죽는 날까지 그것과 닮은 무언가조차 만들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진실을 재창조하기 위해 어느 것 하나를 결정하는 '과정', 그 자체가 가치를 매길 수 없을 정도로 위대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오히려, '진실'이 죽어갈 때, 진실을 되살릴 수 있는 것은 우리의 '성공'이 아니라 '실패'의 경험 뿐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나와 당신의 실패는 결코 의미없지 않다는, 아주 당연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의도가 분명한 매치컷이 될 수 있었을 장면이 몇몇 보여서 아쉽다. 사실은 애니메이팅에서도 아쉬운 부분이 있고, 그전에 리깅에서도 아쉬운 부분이... 아니, 그 와중에 모델링도... 아니, 그냥 나에게 일 년만 이 작품에 몰입할 시간을 주면 엄청난 대작이 나왔을 텐데... 싶은 마음이 여전히 아주아주 조금은 남아있다.

 

하지만 지금은, 이 작품을 내 지하실에서 꺼내 놓았다는 것 자체에 의의를 두고자 한다.

아마 내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 1인제작 애니메이션이 되지 않을까. 나의 대학 시절과 맞바꾼, 투박하지만 그자체로 애정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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